◆…서울중앙지법이 22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21일 오후 취소했다. <사진: 사진공동취재단>

뇌물·횡령·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(영장실질심사)이 취소됐다.

서울중앙지법은 21일 오전으로 예정된 이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를 취소한다고 21일 밝혔다.

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"피의자와 변호인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검찰이 구인의 필요성이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 영장을 반환했다"며 "따라서 22일 오전 10시30분에는 심문 기일이 열리지 않을 것"이라고 전했다.

이 관계자는 "관련 자료와 법리를 검토해 구인영장을 재차 발부할지, 피의자 없이 변호인과 검사만 출석해 심문기일을 지정할지, 심문 절차 없이 서류심사로 진행할지 등 여부를 22일 중으로 결정할 예정"이라고 덧붙였다.

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비서실을 통해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. 이 전 대통령은 "검찰에서 본인의 입장을 충분히 밝힌 만큼 법원의 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"는 입장을 표명했다. 

이에 법원은 이 전 대통령이 입회하지 않은 가운데 제출된 자료 및 간접 소명자료 등만으로 영장발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었다.

검찰은 지난 19일 범죄의 중대성을 비춰봤을 때 이 전 대통령의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 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.

서울중앙지검은 구속영장에 "정치보복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거나 영포빌딩 압수물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태도에 비춰 향후 증인들을 회유, 협박하거나 정치적 사건으로 왜곡을 시도할 우려가 있다"고 적시했다.

또 "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범행만 보더라도 양형기준상 무기 또는 징역 11년 이상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해 향후 중형선고가 예상돼 형사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일시적 또는 장기간 도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"고 청구사유를 밝혔다.

이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는 특가법상 뇌물수수·조세포탈·특경법상 횡령·직권남용 권리행사,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18개에 이른다.

또 뇌물수수 혐의액은 110억여 원, 횡령 금액은 3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.